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중증외상센터 천장미 대사

*$£^ 2025. 3. 3. 21:24

일단 죽이는 건 나중에 하시고요 마취도 해야 되니까 제가 후딱 찾아볼게요

지금 시간 비는 마취과 쌤 안 계세요 황선우 쌤뿐이에요

어어 안 돼요 그 쌤은

4년 차

얼씨구? 4년 차는 전문의 시험 때문에 병원 근무에서 되도록이면 제외! 듀티가 없잖아요 이거 어마어마한 민폐라니까요

오셨습니까 형님

저 조폭이라고 부르시니까 제가 형님으로 모셔 드려야죠 오늘 가운 입으셨네요? 이제야 좀 의사 같으시다

아니 아니 아니! 아니 그게 아니라 그러니까 재원 쌤은 휴머니스트라니까요 좀 인간적으로 접근을 해 보세요

뭐 뭐 교수님은 왜 의사가 되고 싶으셨어요?

그거 너무 좋네 어? 진득하게 앉아서 막 주거니 받거니 그런 얘기 하면서

사연 팔이가 아니라 대화를 하라는 거죠 대화요 교수님 모든 사적인 관계의 시작은 대화 아니겠습니까?

아니 이럴 시간 없어요 빨리 한 교수님 벌써 작업 들어가신 거 같던데!

아까 그 중환자실 환자 빼는 문제로 전화드렸더니 재원 쌤 한 교수님 전화 받고 달려가신다고

교수님 오시고 나서 감사 팀에서 경고 메일을 10번도 넘게 받았습니다

명분이 아닌 기준이죠 기준을 넘으면 삭감 아니면 지급 아시잖아요

교수님 그 뜻은 알겠는데요 저희 병원 중증외상팀의 현실이 바로 저예요 꼴랑 5년 차에 시니어 간호사 다른 팀에서는 뭐 시니어라고 할 수도 없죠 예 대충 굴러가게 만든 ‘빛 좋은 개살구‘ 뭐 그런 거예요 근데 이런 현실에서 저희 중증외상팀이 어떻게 유지가 됐을까요?

저희 원장 팀한테 가서 조아리고 어? 이사회에 굽실대고 심사 팀 가서 읍소하고 그러면서 버텼습니다 그래야 살아남으니까

교수님처럼 하면 저희 팀 날아가요 저는 저희 팀 지키고 싶습니다

재원 쌤

너무 속상해하지 마요 저 양반 원래 까다롭잖아요

처음부터 잘하면 펠로우 왜 해요? 교수 하지

아까 기억 안 나요 출혈량? 그거 겨우 혈액 4팩으로 막은 거라니까요 전 솔직히 교수님 오실 때까지 환자분 살아 계실지 반신반의했단 말이에요 근데 살아 계시잖아요 잘했어요

어 쌤

사실 제가 보자고 한 거예요

오늘 엄청 힘들었다고 들었어요 아까 구급대원분한테

여기요 제가 빡치는 일 있을 때마다 오는 곳이거든요 이 환풍구가 5분에 한 번씩 돌아가는데 그때 거기다 대고 어! 야 이 씨발 놈의 새끼들아! 개새끼들아!

너희들이 사람이야?

야 사람이 죽어 가는데 헬기를 씨발 새끼들아! 죽여 버릴 거야! 죽여 버릴 거야!

씨발 새끼들아! 죽여 버릴 거야!

이렇게 하면 엄청 시원하거든요 쌤도 한 번 해 봐요 빨리

근데 저 알 거 같은데

할 수 있으니까요 할 수 있는데 안 할 이유가 없잖아요 쌤 보면요 예전의 저 보는 거 같아요 옛날에는 ‘이거 진짜 알아주지도 않는데 이 고생 내가 왜 해야 돼?‘ 이런 생각 진짜 많이 했거든요 근데 우리 뭐 인정받자고 하는 거 아니잖아요 보상 바라고 하는 것도 아니고

저 봐요 내가 뭐 슈퍼히어로라서 지금 중증외상 5년 차 시니어 간호사일까? 해야 되니까 누군가는 해야 되는데 그게 하필이면 나인 거고 또 재수 없게 하필이면 재원 쌤인 거고 그런 거죠 뭐 응? 우리 그냥 잘 버텨 봐요 쌤!

안전하고 신속한 이송을 위해서는 우리 모두 힘을 합쳐야 되거든요 일단 문 열리면 재원 쌤은 베드부터 내려주세요 아그네스도

저는 센터에서 길 뚫어야죠 제가 센터 까기 전문이라 자 그러면 셋에 열게요 가시죠